문닫은 포모나 '그랜드 마트'…고립된 로케이션, 지역조사 허술
'그랜드 마트의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는 것이 마켓과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포모나에 위치한 그랜드 마트가 지난 27일 갑작스럽게 영업을 중단했다.〈본지 2월28일 A-5면> 한인 대형마켓이 문을 닫을 것은 지난 2009년 도레미 마켓 LA점과 롤랜드 하이츠점 가주 파머스 마켓과 시티 마켓이 문을 닫은 이후 1년 반만이다. ◆지역적인 열세였다 그랜드 마트 실패의 첫 번째 이유로는 지역적인 요인이 꼽힌다. 마트가 입점했던 포모나시의 필립스챈치센터는 트래픽이 적고 지리상으로 고립되어 있는 곳이다. 대형 마켓 체인인 앨버슨이 영업을 하다가 나간 후 3년 간 비어있던 자리였다. 마켓의 한 관계자는 "이 위치를 택했다는 것 자체가 사전에 철저한 지역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동부지역에서는 1시간 가까이 운전해 가서 마켓을 찾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서부는 집에서 조금만 가도 마켓을 볼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일부러 운전을 하고 오래가야 하는 곳을 찾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정난으로 물건을 제대로 들여놓지 못해 고객들의 발길이 더욱 뜸해지면서 악순환은 심해졌다. 1월 중순 이후부터는 소수의 상품들을 제외하고는 물건들이 아예 들어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마켓의 한 관계자는 "운영이 정상화 될 때까지 재정적 지원이 있어야 하지만 없었다"며 "물건이 없으니 손님이 떨어지고 벤더들도 거래를 점차 끊으면서 더 악화됐다"고 전했다. ◆"억울하고 분하다" 몇 백 달러에서 몇 천 달러까지 물건값을 받지 못한 벤더들은 억울하고 분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파악된 미지급액은 15만달러 정도. 물건으로라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그랜드 마트 앞을 찾아갔다가 다시 발길을 돌리는 벤더들도 있다. 문을 닫은 지난 27일 마켓을 찾아간 벤더들에 따르면 안쪽에 사람이 있어 대화를 해보려 문을 두드렸더니 경찰을 불러 강제로 나가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랜드 마트에 물건을 납품해온 한 영세 업체의 사장은 "구조적인 문제다. 물건값을 못 받아도 큰소리도 내지 못하고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안하면 마켓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처럼 힘 없는 영세업체들은 물건값을 받으려면 평균 2달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체 사장은 "1000달러 정도를 받지 못했다. 우리에게는 큰 돈이다"며 "납품을 시작하고 대금은 딱 한 번 밖에 받지 못했다. 27일 아침에 오면 준다고 해서 갔더니 문이 닫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마켓의 관계자는 "문을 닫기 2달 전부터 체크가 바운스 날 것을 알면서도 발행했다"고 밝혔다. 그에 비해 대형 한인 식품업체들은 현금지급(COD)방식으로 결제해왔기 때문에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한 벤더는 "지역상 성공하기 힘든데다 이미 다른 한인마켓들로 인해 피해를 본 상황이어서 모두가 납품을 조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eon@koreadaily.com